지난 회고: retrospect-2022-2
이제 막 옵시디언으로 넘어왔는데 이 글이 옵시디언으로 기록하는 첫 번째 글이 되지 않을까싶다. 원래 2023년은 군대로 모든 시간을 보내서 회고를 안쓰려고 했는데 오늘이 입대한 지 딱 1년이 됐고, 그 1년동안 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 전역 후에 내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하는지 한 번쯤은 정리해보려고 늦었지만 휴가를 나와서 23년 회고를 작성하기로 했다.
2023년 과연 난 뭘 했을까?
사실 한 게 별로 없다. 머리 밀고 훈련소 들어가서 열심히 훈련받고, 자대 배치받고,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긴 채 하루하루를 녹이고 있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그 속에서 1년 반이라는 시간이 내 20대의 공백으로만 남는 건 허락하지 못하기에 이거저거 시도를 해봤다.
독서
사실 난 책과는 그리 친한 편은 아닌데, 훈련소를 들어가면 쉬는 시간에 너무나도 할 게 없었다. 그래서 진중문고에 올라와있던 책을 한 두권씩 읽었는데 난 책이 그렇게 재밌다는 걸 훈련소에서 알았다. 그렇게 훈련소에서 한 두권 읽다가 자대 배치를 받고 핸드폰이라는 신문물을 발견해서 초반에는 열심히 밀린 핸드폰을 하다가 그거마저 지쳐버려서 다시 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당직을 서야할 때나 주말에도 꽤 많이 읽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면 막상 기억에 남는 건 몇 개 없는 것 같다.
- 우리는 모두 각자의 별에서 빛난다 - 이광형
- 세컨드브레인 - 티아고포르테
다음 휴가 때는 이 2권이라도 책 리뷰를 써볼까한다.
운동
요즘은 운동을 안하면 불안할 정도로 습관이 된 것 같다. 주변 형들이 군대를 다녀오면 남는 건 군적금과 몸밖에 없다고 하길래 시작했는데 여러모로 군생활을 버티게끔 해준 유일한 취미생활이 된 것 같다. 군생활에 현타가 올 때마다 운동하다보니 재미도 붙어서 주 5회 1시간 이상씩 꾸준히 하고 있다. 전역 후에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코딩
난 내가 군대에서도 코딩을 할 줄 알았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할 줄 알았는데 지금 막상 돌아보면 별로 못한 것 같다. pc가 4대 밖에 없는 사지방에서 차가운 손 녹여가며 해봤는데 집중도 안되고 군e러닝도 하다보니까 당장 눈 앞에 놓인 학점 따기 바빴던 것 같다. 남은 기간 동안에는 군e러닝도 안들으니까 적어도 코테준비를 해야겠다.
군e러닝
군복무를 하면서 군e러닝을 들을 수 있다. 각 학교에서 군 휴학생을 위해 몇몇 강의들을 개설해주는데 나는 23-1에는 소비의문화와역사, 23-2에는 그 놈의 실용한자를 수강했다. 타 학교에 비해 중앙대가 개설해주는 강의가 별로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실용한자가 군e러닝으로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직 실용한자를 수강하지 않은 중대 미필분들은 군대에서 끝내버리세요 :)
생각보다 뺏기는 시간도 많았고 시험에, 과제에 준비해야할 것들은 군 휴학생이라고 배려해주는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무의미하게 군생활을 보내지 않고 학점이라도 채운 것 같다.
창업아이디어경진대회
23년 2월, 8월 2번에 걸쳐서 창업아이디어경진대회에 나갔다. 물론 포상휴가에 눈이 멀어 나갔지만 그래도 반복되는 군생활 가운데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준 활동이었다. 2월에는 본선에서 떨어져서 8월에 좀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도전했다. 이 활동이 어떤 지식의 도약을 일으켜 준 건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군복무하면서 이거저거 시도해보면서 바쁘게 생활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2024년 목표
군대에 있으면서 '개발자로서 나' 라는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오고 있다. 혼자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요즘 난 나라는 개발자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고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해하는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내가 스스로를 개발자라고 칭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 내 이름을 걸고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도 없고 이룬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조바심도 나고 얼른 다시 학교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2024년의 목표는 커리어 성장과 가치 높이기다. 내년이면 올해보다 회고할 게 많은 내가 되면 좋겠다. 그때까지 옵시디언으로 꾸준히 기록을 해나가면서 유의미한 한 해를 보내고 싶다.
이렇게 보니 군생활하면서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산 것 같다. 내년 이맘때도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길 바라며 23년 회고와 24년 목표를 기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