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 7기 BE 레벨3 회고

@MJ · 7 min read
Created Date · 2025년 08월 30일 09:08
Updated Date· 2025년 08월 31일 23:08

지난 회고: 우아한테크코스_7기_BE_레벨2_회고

레벨3도 끝났다. 가속도가 붙은 것처럼 시간이 점점 빨리 지나간다. 지난 8주간 내가 느꼈던 것들을 하나씩 톺아보자!

문제를 정의하고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능력은 어떻게 기를까

레벨3 내내 머릿속에서 맴돈 질문이다.

아이디어를 내고, 팀원들을 설득하고, 기획을 세부화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 전반에서 문제 정의와 요구사항 파악은 늘 중심에 있었다.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기능인지, 우리가 이걸 만든다고 해서 진짜 쓸 만한 제품이 되는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있는지 계속 고민해야 했다. 이건 단순히 분석 능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통찰과 메타인지, 그리고 타인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관찰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

능력있는 팀원들과 함께 하면서 숲을 보는 연습을 많이 했었다. 프로젝트가 처음에 기획을 했던대로,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게 자주 질문을 던지고 방향성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 같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기획이 점점 구체화되고, 마지막 데모데이때 피드백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문제를 바라본 방식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일련의 과정이 단순히 개발만 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이게 어쩌면 개발자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어떤 개발자로 성장해야 할지, 내 강점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설득하는 말하기 & 이해시키기

어렵다.

쿠션어를 많이 쓰거나 의견을 너무 완곡하게 표현하면 상대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납득하지 못한다. 반대로 직설적으로 말하면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생긴다. 전자를 택하면 프로젝트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보이고, 후자를 택하면 "말이 세다"라는 피드백이 들어온다.

사람마다 성향이 너무도 다르다는 걸 느끼고 있다. 난 돌려 말해주는 것보다, '싫으면 싫다, 별로인 것 같다, 이 방향이 맞는 것 같다' 처럼 다른 사람이 느끼기에 무언가 잘못되고 있으면 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공유해주는 게 너무 직관적이고 편한 방식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팀 프로젝트에서는 모두가 나 같을 수 없다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

더 난감했던 건, 직설적으로 말해줘야 이해하는 사람과, 부드럽게 말해야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동시에 있을 때였다. 강하게 말하면 누군가는 불편해하고, 약하게 말하면 누군가는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 그 사이 균형을 잡는 게 진짜 어렵다.

결국 중요한 건 "공격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도 무게감 있게 말하는 법"인 것 같다. 단순히 기술적 설득이 아니라 말하는 방식 자체가 하나의 역량이라는 걸 몸소 체감 중이다.

우테코에서만 할 수 있는 게 뭘까

학교나 동아리에서 할 법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프로젝트 경험은 하고 싶지 않았다.

기획을 하는 것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너무 착하고 무난하게만 하고 싶지 않았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할당받아서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당장 창업을 할 것도 아니고, 그저 시간많고 학습 욕구 가득인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좀 더 재미있고 무모해 보이는 선택도 해보고 싶었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공부들은 모두 호기심에 시작됐고, 물음표가 물음표를 낳으면서 재미를 추구해오며 공부를 했었는데, 우테코에서도 그러고 싶었다. 그리고 이게 우테코에서 원하는 몰입 경험이지 않았나 싶었다.

하지만 또 모든 팀원이 그러진 않았다. 좀 더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싶어하는 팀원도 있었고 그 간극 때문에 매번 타협하기 어려웠는데 레벨4는 어떨지 모르겠다.

앞으로는?

모범생처럼만 살고 싶진 않다. 이미 너무 모범생처럼 살아온 것 같다.

앞으로는 재미있는 상상들, 이상해 보이는 시도들을 더 많이 해보고 싶다. 그 과정에서 내가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고 싶다. 어쩌면 이게 지금까지 내가 공부해온 방식인데, 괜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했던 것 같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재미를 느끼는 것인데, 거기서부터 성장이 시작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