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고: 우아한테크코스_7기_BE_레벨1_회고
레벨2도 지나갔다. 지난 8주간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곰곰이 고민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이번 회고도 그 연장선에서, 지난 8주를 되돌아보며 레벨3를 더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삼고 싶다.
나만의 학습법, 왜 찾아야하죠?
레벨2의 가장 큰 키워드는 단연 “나만의 학습법 찾기”였다. 시작부터 끝까지 많은 코치분들이 이 메시지를 강조하셨고, 크루들 사이에서도 이 주제가 자주 언급됐다. 나 역시 스프링을 처음 공부하는 입장에서 여러 시도를 했었다. 코드를 직접 뜯어보기도 했고, 공식 문서도 많이 읽어보고, 크루들과 의견을 주고받아보고, AI에게 질문도 던져봤다. 각각의 방식은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었고, 상황에 따라 맞는 접근법은 달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학습법’을 하나로 딱 정리해서 말하는 게 과연 자연스러운 일일까? 누군가 나에게 “너는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라고 물으면, 뭔가 선명하게 답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생겼다. 하지만 실제로는 계속해서 방식이 바뀌고, 유동적으로 대응하는 게 더 현실적인 학습 태도 아닐까 싶었다.
나는 지금 뭘 알고, 뭘 모르는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공부할 때마다 ‘이 방식이 맞는 걸까?’ 고민하는 것보단, 데드라인과 컨디션을 고려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향으로 선택하고, 필요하면 또 바꾸는 유연함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공식 문서에 손이 잘 안 가는 날도 있었고, 혼자 실습을 하면서 익힐 때 더 집중이 잘 되는 날도 있었다. 그때그때 내가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결국 ‘나만의 학습법’이 아닐까.
그래서 레벨2에서 지속적으로 “학습법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흐름은 아쉽게 느껴졌다. 레벨1에서는 “정답이 없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중심으로, 문제 해결 능력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는데, 레벨2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에 갇힌 느낌도 있었다. 레벨1의 방향성을 조금 더 잘 잇는 목표 설정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 학습목표는?
공식 커리큘럼에서 제시한 학습 목표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 여유 덕분에 이전부터 고민하던 ‘소프트 스킬’ 쪽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었다.
레벨2가 진행되는 동안 현업에 계신 선배들, 코치분들, 학교 친구들과 커피챗을 자주 했고, 그때마다 반복적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팀장으로서, 혹은 팀원으로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속한 어떤 조직에서든 항상 느꼈던 고민이었다. 동아리에서 회장단으로 활동할 때도, 팀 프로젝트에서 팀원으로 참여할 때도, ‘사람이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결국 팀의 방향을 좌우한다는 걸 여러 번 체감했었다.
우테코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모인 공간이었고, 학습 동기가 충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동기 결여’ 상태에 놓인 크루들을 몇 번 마주했다. 그때 다시 한 번, 이 질문의 무게를 느꼈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그 답을 탐색하고자 했다.
정답은 없었다. 각자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해줬고, 각자의 맥락에 맞는 조언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그런 대화들이 레벨2에서 내가 가장 의미 있게 느꼈던 순간이기도 했다.
우테코의 사실과 오해
우테코에 들어오기 전에는 이 부트캠프가 마냥 대단한 활동인 줄 알았다. 이 활동만 하면 벡엔드 분야에 대해 잘 알 수 있고, 부족한 하드 스킬을 배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다보니 우테코가 취업 발사대인 것 마냥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단순 지적 호기심 때문에 학습을 하는 게 아닌, 취업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이 무엇인지 찾고, 딱 거기까지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잘못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졸업을 했고, 당장 취업을 해야하는 상황이면 나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본인의 색깔을 찾으려고 해야하지 않을까.
우테코 내부에서도 취업의 관점에서 너무 사회의 시선과 요구에 본인을 맞추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Best Practice를 따라가는 게 안정적인 선택일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다움을 잃어버리는 건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앞으로는?
우테코는 분명 열정 있는 사람들이 모인 좋은 환경이다. 근데 매일 이 안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 성장 기준이 자연스레 이 내부로만 한정된 느낌이 들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우테코가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방향은 제시해줄 수 있어도, 성장은 결국 내 몫이고, 우테코가 제시해주는 그 방향조차 그리 대단한 게 아님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좀 더 바깥으로 시야를 넓히고 싶다. 우테코 밖의 사람들과도 부딪히면서, 좀 더 객관적으로 메타인지를 해야하지 않을까.